접지는 생명
접지는 생명
아마추어 무선은 안테나로 시작해 안테나로 끝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제한된 출력으로 지구 반대편까지 쏘아 보내려면 결국 이득이 높은 안테나를 잘 만들어서 교신을 시도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전에도 이야기 한 적이 있는 것 같지만 이번에 다이아몬드사에서 나온 HFxxCL시리즈 안테나를 왕창 주문했습니다. 남들에게 민폐끼쳐가며 안테나 선을 설치하는 것도 싫고 딱 필요한 대역폭만 안테나를 바꿔가며 교신을 할 생각으로 구입했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HF교신을 하며 CW를 하려면 편안한 집이 좋을 것 같아서 테스트삼아 SG7900을 떼어내고 잠시 HF40CL 안테나(7㎒)를 설치해 봤습니다. 저는 AH-705 안테나 튜너도 있으니까 적당히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해봤는데요, 수신은 잘 됩니다. 
그런데 송신은 솔직히 모르겠네요. 커플러(튜너)를 꺼보고 SWR을 재어보니 3:1이나 나오더군요. 아마 실제 10W 출력에 튜너를 켠 상태로 작동을 시키면 3W도 복사가 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한 30분 동안 혼자 CQ와 CQ DX를 외친 후 접었습니다. 아무래도 상대방의 목소리는 들리는데 제 신호는 거기까지 닿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조금 의아한 것은, 국내교신을 시도해도 아무 대답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실제로 전파가 가지 않은 것인지 알 도리가 없네요.
이번에 요런 녀석을 eBay에서 주문했습니다. 이미 MFJ는 더 이상 제품을 생산하지 않고 재고를 팔기만 하는데요, 이 장비는 재고도 없어 그냥 중고를 구입했습니다. 
이름하여 "인공 접지" 장비입니다. 엄밀히 따지면 카운터 포이즈(Counter Poise)를 만들어 주는 장비입니다. 사용한 사람들의 이야기로는 그럭저럭 괜찮다고 하는데, 이것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충분히 긴 길이의 전선이 필요합니다. 그 전선을 대충 카운터 포이즈로 만들어 SWR을 해결해주는 제품이라고 합니다. 
효과가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도착하려면 한참 남았으니까요.
상당수의 안테나나 무선장비는 접지가 필요합니다. 충분 조건이 아니라 거의 필요 조건이더군요.
반파장 다이폴 안테나와 같이 충분한 도선의 길이를 가진 안테나라면 상관이 없는데, 그렇지 않은 거의 모든 안테나들은 카운터 포이즈가 필요하든지 아니면 공통모드 전류가 흐를 접지가 필요하더군요. 
이 문제에 대해 한 일주일 정도 알아봤는데, 언제나 나오는 대답은 모두 같았습니다. 
"접지는 반드시 필요하다"
낙뢰를 막기 위한 접지이든 고주파 상쇄를 위한 접지이든 아무튼 접지는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접지가 안되면 무엇을 해도 제대로 된 교신이 불가능한 것 같습니다.
상태가 메롱이 되었네요. 야외에서 제대로 CW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HF 밴드는 무조건 야외로 나가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것도 접지봉을 땅에 푹! 하고 꼽을 수 있는 흙이 있는 야외로요.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안테나를 잔뜩 들고 있어도 아무 소용이 없을 것 같습니다.
접지... 그것이 문제네요. 오래된 건물(콘센트 접지도 없음), 고층 아파트(접지가 마땅치 않음)등은 아마추어 무선에게는 너무나 큰 도전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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