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RL 회비지원 중단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글을 하나 올렸습니다
별 내용도 없는, 진짜 단순한 질문이었습니다. 이걸 11월 8일에 올렸는데 11월 11일인 오늘까지 아무런 답변도 달리지 않았습니다.
얼마전에는 QSL 카드를 연맹으로 보냈더니 문자가 왔습니다. 총 여섯 개의 콜사인 중에서 단 두개만 확인이 된다고 하더군요. 다시말해 네 명은 연맹에 가입이 되어있지 않거나 최근 회비납부가 없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큰 일이지요. 66%가 연맹외로 활동하고 있다니.
마지막으로 이번에 아마추어무선기사 1급 시험을 보면서 느꼈습니다. 대부분의 자료를 네이버 카페나 개인 블로그를 통해서 얻어야 하더군요. 그것도 자세한 설명이 적힌 교재가 아니라 기출문제로 말입니다.
사실 이 정도가 되면 아마추어 무선연맹에 회비를 내는 것이 의미가 있는 행동인지 스스로도 묻게 됩니다. 진짜 주기적으로 회지를 보내주는 것 말고는 아무 의미도 없으니까요. 정작 회지는 읽지도 않고 버리고 있는데 말입니다.
SNS에서 만난 친구분 이야기로는 현재 KARL은 정크마켓 운영과 ARDF등의 컨테스트에 지출에도 어려운 듯 하다고 했습니다 .저야... ARDF, 각종 컨테스트나 SOTA, POTA 그 어떤 것에도 관심이 없고, 심지어 QSL 카드도 개인적으로 보내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라 잘 모르겠지만 이 정도가 되면 연맹 자체가 연맹으로서 제대로 동작하고 있나 조금 걱정이 듭니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습니다. 단순히 회비를 내기 싫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요즘 활동을 안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요. 그리고 어쩌면 내부적으로 사람들끼리 툭탁툭탁 해서 삐진 사람들이 네이버 카페나 다른 형태의 사회를 구성해 탈출한 것일 수도 있고요. 물론 개인적으로는 가장 마지막 이유를 크게 보고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사람들끼리 모이면 무조건 싸우니까요.
문제는 이것입니다. 아마추어 무선은 국가의 자원중의 하나인 전파를 이용합니다. 그리고 언제나 전파는 수많은 영리회사들의 먹잇감이기도 하고요. 다르게 말하면 아마추어 무선사들이 단체를 결성해 꾸준히 전파에 대한 요구를 유지하고 무선사들이 이용하지 않는다면 국가는 언제든지 전파를 회수해 민간기업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서 현재 KARL의 약화는 매우 심각한 위협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역사는 잘 모르겠지만 현재 아마추어 무선연맹의 시스템은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다른 부분이 아니라 바로 지식의 공유에 대한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한국 인터넷 커뮤니티의 카페들은 비공개 운영을 많이들 합니다. 그래야 자신들의 가치를 오래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마추어 무선사를 대표하는 연맹이 같은 행동을 취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현재 한국의 아마추어 무선연맹의 자료는 회원으로 가입하지 않은 사람은 아예 접근조차 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인터넷 검색 엔진에서 전혀 잡히지 않고요. 전세계에서 가장 큰 연맹인 ARRL의 상황과 비교해서 너무나 큰 차이가 납니다. 심지어 관련 정보를 서적화시키는 활동에서는 비교조차 할 수 없습니다.
저는 종교인이 아니지만 영지주의자(Gnosticism)들의 끝이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다. 천천히 마르다 사라져 버리는 것이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협회나 연맹이라는 것은 단순 회원들의 권리를 유지하기 위하는 행동 뿐만 아니라 관련 분야의 지식의 보고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지식을 끝임없이 대중에게 개방해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아야 하고요. 당장은 파이를 빼앗기는 것 같고 무의미한 곳에 자원을 투자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어도 이 행동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협회나 연맹이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면 미래에 그것이 존립의 위기에 봉착했을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이니까요.
전에도 한번 언급한 적이 있지만, 아마추어 무선은 결국 사라져버릴 취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먼저 한국의 아마추어 무선연맹이 사라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밤입니다.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