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교신
오늘... 남양주 체육 공원에 나갔습니다
목적은 크게 두 가지였는데요, 하나는 안테나 튜닝이었고 다른 하나는 7㎒ 교신이었습니다.
평소에는 구석에서 하는데, 오늘은 축구하러 온 사람도 없고 주차장이 텅텅 비어 있길래 여기서 안테나 전개를 했습니다.
처음 써 본 TMB
바닥에 요걸 설치하고 마스트를 세웠습니다.
처음에는 목표대로 Slope Dipole을 해보려고 했는데, 그게 표준적인 Dipole보다 훨씬 손이 많이 가고 어렵더군요. 그래서 포기하고 그냥 Dipole을 설치했습니다.
우선 기존에 만들어 두었던 7㎒ 테스트를 하고 10.1㎒, 14㎒ 튜닝을 시작했습니다.
10.1㎒는 별다른 문제 없이 잘 끝났는데, 14㎒는 실수로 안테나를 좀 많이 잘라버렸습니다. 그래도 대역 안에서 최대 vSWR이 2:1까지는 나오니 일단 패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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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중에 다시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
.....원래는 14㎒를 끝낸 후 다시 7㎒ 대역으로 가서 교신을 즐길 계획이었습니다.
한 소리 들음
사실은 그 차는 없었습니다. 평소에는 축구도 하고 야구도 하는 곳이니 차가 많았는데 오늘은 명절이라 단 한대도 없었거든요.
그런데 차가 하나 서더니 어떤 아저씨가 나타나 여기서 뭐하냐고 하더군요.
아마추어 무선을 하고 있고 안테나 테스트 중이라고 했는데 여기서 그런거 하면 안되는거 아니냐며 따졌습니다. 하면 안된다는 규정이라도 있냐고 그랬더니 그런 것은 아닌데 주위에 피해를 끼치고 나무에 로프를 묶어 나무 손상을 주고 어쩌고 저쩌고 했습니다.
대체 누구냐고 했더니 운동장 관리인이라고 하더군요. 일단 더 이야기 안하고 제 할 일을 끝낸 후, 7㎒ 교신은 하지 않고 정리하고 돌아왔습니다.
속상하네요
나무의 경우에도 아래의 사진처럼, 나무 자체에 묶은 것이 아니라 나무를 지지해주는 각목에 로프를 묶었던 것이고 실제 그 각목에 걸리는 장력은 몇 킬로그램도 되지 않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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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대채 무슨 손상을 준다는 거지요? |
거기다 평소라면 사람들도 없는 주차장 구석에 짱박혀서 교신을 하는데, 대체 왜 뭐라고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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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상자가 오늘 테스트 했던 장소이고, 오른쪽 상자가 평소에 제가 짱박혀 교신을 하던 자리입니다 |
그냥 기분이 나빴습니다.
제가 남들 눈치 안보고 민폐끼치며 무엇인가를 한 것도 아니고, 언제나 나쁜 소리 들을까봐 먼지 하나도 남기지 않고 돌아오는데 이런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는 것이 싫었습니다.
오히려 주차장에는 평소 축구나 야구 하는 사람들이 버린 담배 꽁초에, 담배곽, 음료수병 같은 것이 굴러다니고 있는데 말이지요.
어찌할까
진짜 그 사람 말처럼 여기서 하면 안되는 것인지 시시비비를 따지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런데... 아내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혼자 생각을 해보니 그냥 가만히 있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공무원들은 이런 민원 들어오면 애매하게 대답을 할 것이고, 아마추어 무선을 지지해 주지도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저 귀찮은 것이 싫을 뿐인 사람들이니까요. 거기다 민원까지 넣어 시끄럽게 했는데 하지 말라고 하면 제가 더 피해를 보니까요.
그래서 앞으로는 그...
이 도로가에 차 세워놓고 할까 생각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제대로 주차장에 돈도 내고 이용을 했었는데, 돈을 내고 이용해도 이런 대우를 받는다면 그냥 길거리에 사람들 거의 다니지 않는 이 곳에 차를 세워두고 좌 우로 안테나 펼쳐서 몇 시간 교신을 하다 집에 오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어차피 이래도 저래도 욕을 먹을 것이라면 돈 한푼 쓰기 싫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갑자기 밀려 들어오는 KARL에 대한 섭섭함
예전에 아마추어 무선연맹은 돈이 많았다고 했죠. 그걸 이리저리 횡령사건이 터지며 다 날렸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젠 돈이 없어 회원들에게 회비를 더 걷겠다고 하고 있고요.
시대가 변했지요.
과거와 같이 사람들이 단독주택에 사는 것도 아니고 모두 아파트와 같은 집합건물에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로인해 HF 대역과 같은 긴 안테나를 설치해야 하는 교신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그런데... 만약 연맹이 시대에 발 맞추어 지방에 인기없는 땅을 좀 샀으면 어땠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새로 연맹 회원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그 공간에서 안테나를 펼치고 중파든 단파든 테스트도 해 볼 수 있게 해주고, 도움을 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마을 사람들이 싫어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사람들이 오가면 자연히 그 주위에 영향을 끼칩니다. 나와는 전혀 관계없는 사람 같지만 사람들이 오가면 주유라도 하게 되고 편의점에서 음료수 한 병이라도 사게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영향을 끼치게 되면 자연스래 사람들에게 아마추어 무선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게 되고요.
현재의 연맹은 새로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중파도 있고 단파도 있다고 "교육은" 합니다. 심지어 자격증을 따면 그런 대역을 사용할 수 있다고도 설명하죠.
하지만 새로 들어오는 분들 중에서 이 대역의 교신을 해 본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요? 모두 땅이 없는데 말이죠. 당장 VHF 휩 안테나 하나 설치하려고 해도 한 소리 듣는 것이 현실인데 말입니다.
진짜... 땅이 필요합니다. 땅이 없으면 아마추어 무선은 너무 힘들어요.
땅 사서 복잡한 안테나 타워 설치하라고도 안합니다. 그저 방문하는 사람들, 무엇인가 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땅 쓰게 해주고 포터블 마스트라도 잠시 빌려주며 이것저것 도움을 줄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면 연맹에 대해 지금과 같은 섭섭함은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 서러워서 써 봅니다. 햄 하는 것이 무슨 죄라고. ㅠㅠ
p.s. 사실 마스트 설치한 사진도 찍어 올리고 이런저런 것들도 사진 찍어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못했습니다. 갑자기 부정적인 소리 잔뜩 들으니 머리가 하얗게 되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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