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를 하나 깨부순 것 같습니다

네, 밸런(Balun)을 깨먹은 것 같습니다

한참동안 소식이 뜸했지요? 물론 아무도 보고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아무튼 그랬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조용한 대신 공중(On Air)에서 신나게 떠들고 있었습니다. 

지난 일요일 새벽에 남양주에 나가 안테나를 치고 교신을 했습니다. 7㎒에서 놀았는데요, 제가 허허벌판이라고 생각했던 장소가 사실은 조기축구회의 주차장이었더군요. 모르고 안테나를 쳤다가 다른 차가 전선을 때려서 삼각대가 넘어지고 그랬습니다. ㅠㅠ 
다행히도 아무 일 없이 교신은 잘 했는데요, 주말에 교신을 해보면 여러곳에서 연락이 와서 오히려 정신이 없을 정도입니다. 덕분에 로그북도 열심히 채우고 오늘 아침에는  QSL 카드도 분주하게 작성했습니다. 

문제는 오늘입니다.
오늘 당직이라서 직장의 옥상에 7㎒ 안테나를 쳤는데요, 도중에 중심이 틀어지며 삼각대가 두 차례 넘어졌습니다. 이후... 밸런을 흔들면 뭔가 달그락 거리는 소리나 나네요. 뭔가 깨진 것 같은데 나사를 풀어도 케이스를 열 수 없게 되어 있어서 확인이 불가능했습니다. 

교신은....? 밸런의 문제 때문인지, 아니면 직장의 옥상이 EMI 천지인지는 몰라도 아무튼 워터폴 스크린이 온통 노란색으로 나타나 아예 교신을 시도하지도 못했습니다. 슬픈 마음으로 장비를 정리하고 잠시 VHF(2m)를 켰답니다. 제 직장의 옥상에서 항상 대답해주시던 HL1ADD 국장님이 연락을 받아 주셔서 아주 잠시 교신한 후 일이 있어서 내려왔습니다. 

방에 돌아와 Basicomm에 메일을 보냈습니다. 혹시 내부 확인을 해서 수리가 가능한지요. 
밝은 곳에서 보니 넘어질 때 충격이 얼마나 컸는지 삼각대도 휘어버렸고 밸런의 한쪽 모서리도 휘었더군요. 그걸 보고 그냥 허허 웃었습니다.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까요. 
만약 오늘 고장난 것을 해결할 수 없다면, 오늘 하룻밤새에 거의 20만원을 날린 것입니다. 삼각대도 박살났고 밸런도 박살났으니까요. 

수리가 되면 좋겠지만 안된다고 하면 그런가보다 하기로 했습니다. 어쩔 수 없지요 뭐. 제 잘못이니까요. 
확실한 것은, 직장의 옥상에서 다시는 교신놀이를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아, VHF 대역은 빼고요. HF는 확실히 안전한 곳에서 준비를 철저히 해서 할 생각입니다. 이런 식으로 하나씩 배우는 것 같습니다. 

바로 전화가 왔는데요. 케이스를 열 수 없는 구조라고 합니다. 케이스를 밀봉하기 위해 매우 튼튼한 접착제를 사용하신다고 하네요. 고온을 가해도 녹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테스트 해보고 고장이 확실하면 포기해야겠습니다. 진짜 이런 식으로 하나씩 배우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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