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 트랩(LC Trap)을 만들자 - 1
제 계획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부품입니다
안테나에서 트랩(Trap)은 말 그대로 함정 같은 것입니다. 트랩은 트랩에 설정된 주파수 대역을 넘어서는 주파수는 차단하는 부품이지요. 일종의 "안테나에 설치하는 밴드 패스 필터(Band Pass Filter, BPF) 같은 것이라고 할까요?
예를들어 7㎒ 트랩을 만들었다고 하겠습니다. 이걸 안테나의 중간즈음 설치하면, 7㎒의 신호가 안테나로 들어오면 트랩은 이 신호를 통과시켜주지만 10.1㎒나 3.5㎒ 같은 신호가 들어오면 마치 뒤에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신호를 차단해 줍니다(전기적 단절). 이걸 이용해 보통 멀티밴드 안테나를 많이 만든다고 합니다.
보통 요렇게 커패시터와 인덕터를 병렬로 연결한 후, 이 회로뭉치를 안테나에 직렬로 연결하면 된다고 합니다. 결국 부품이라고는 커패시터와 인턱터(그냥 에어 코일을 만들면 되니까 실제로는 커패시터 하나만 필요함)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거기다 최근에는 동축 케이블을 잘라서 트랩을 만드는 기술이 알려져, 모두들 값싸게 트랩을 만든다고 하더군요. 저는 그냥... 전자부품을 써 보고 싶어서 전통적인 LC 트랩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필요한 공식
공진주파수를 계산하는 공식 하나만 있으면 됩니다.
예를들어 목표로 하는 주파수 대역이 7㎒라면, 이 대역의 중심 주파수인 7.1㎒를 f0에 넣고, 계산하시면 됩니다. 다만 변수가 두 개이니, 커패시터와 인덕터(코일) 중에 하나를 미리 정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뭐, 커패시터는 우리가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니 당연히 상용 커패시터를 먼저 고른 후에 그에 맞는 인덕턴스 값을 정하면 됩니다. 제 경우에는 코일을 최대한 짧게 감고 싶어서 470pF 짜리 마이카 커패시터를 선택한 후 계산했습니다. 그러면 7.1㎒ 대역에 대해 1.085µH가 나오더군요.
커패시터 주문
보통 안테나와 같은 고주파 회로, 그리고 고전압이 걸릴 수 있는 상황이라 사용할 수 있는 커패시터는 마이카 커패시터(운모 커패시터)로 제한이 되며, high-Q 값을 가지는 제품으로 1kV 이상을 견뎌야 하기 때문에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은 디지키에서 검색해 봐도 한 회사의 제품밖에 없습니다.
색깔이 황토색(?)이면 RoHS 준수이고, 그렇지 않으면 어두운 색이로군요. 뭐, 마음대로 사시실. 저는 물건을 팔 것도 아니니까 값이 싼 어두운 녀석으로 샀습니다. 해외에 수출을 한다면 모를까. ㅋㅋㅋㅋ
제작하기
코일감기 주의점
나중에 알았는데, 이렇게 감으면 기생 정전용량(Cself)가 크게 증가한다고 합니다. 레딧에 물어보니 "병렬 감기"라는 방법으로 감으라고 하더군요. 무슨 말이냐 하면, 사용할 전선과 동일한 굵기의 전선을 나란히 잡고 코일을 감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불필요한 전선을 제거하면 정확히 전선 직경만큼의 간격이 생긴다고 하네요. 영어로는 "Plumb winding"이라고 한다 합니다.
아무튼 감았습니다
이건 병렬감기에 대해 배우기 전에 혼자 감은 것입니다. 나름대로 균일한 간격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며 감았습니다.
확실히 좀 간격이 들쭉날쭉 하지요? 아무튼 감기는 했습니다. ㅋㅋㅋ 에어코일이 흔들리지 않도록 보빈(bobbin)을 사용하는데, 재료로는 직경 16mm 아크릴 튜브를 사용했습니다. 저야 그냥 적당한 것을 골랐는데 아크릴이 자기장이나 주파수의 영향을 덜 준다고 하니 얻어 걸린 것이네요. ㅎ 대신 아크릴 튜브를 자르고 전선을 고정할 구멍을 뚫는 것이 다소 어려웠습니다.
완성
완성품은 위와 같습니다.
위 사진을 보시면 코일을 절연테이프로 감았는데요, 이건 완전히 끝나고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목적은 코일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기 위함인데요, 원래는 절연테이프가 아니라 글루건을 사용하고 싶었는데 마침 집에 없었습니다. 버린 것 같더라고요. ㅠㅠ
그리고 전선이 2.5 SQ 강선이라서 납땜이 어려워 위 사진과 같이 구리 크림프용 튜브를 중간에 끼워 그 안에 납을 가득 채우는 방식으로 고정했습니다.
이걸 만들 당시에는 LCR 미터 같은 것이 없었기 때문에(!?) 코일을 늘렸다 줄였다 하며 공진 주파수를 맞췄습니다.
아래는 NanoVNA의 결과값입니다.
목표 공진주파수에 거의 맞았습니다. 더 세밀하게 조정하고 싶어도 능력이 안되기 때문에 여기서 중단하고 코일을 절연 테이프로 단단하게 고정했습니다.
이번 취미 활동으로 배운 것
다음의 사실을 배웠습니다.
- LCR 미터가 있으면 좋겠다 : 몇 만원짜리도 하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없으니 너무 힘드네요. 코일의 인덕턴스를 알 수 없으니 완성시켜 놓고 코일을 풀었다 감았다 해야 해서 너무 힘들었습니다. 특히 강선 구리라서 힘이 더 들었고요. LCR 미터가 있으면 코일만 따로 만들어서 조립할 수 있으니 좋을 것 같습니다.
- 코일을 감을 때는 병렬감기(Plumb winding)를 할 것 : 가장 안정적으로 코일을 감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적극 추천합니다. 물론 힘은 몇 배로 더 들 것 같지만요.
- 코일을 고정할 때는 글루건을 쓰자 : 글루건의 성분은 EVA(Ethylene-Vinyl Acetate)라고 한다던데, 이건 고주파나 자기장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합니다. 물론 이걸 알려준 미국의 햄 분은 "10㎓ 이상에서는 모른다"고 했지만요. 반대로 에폭시 수지는 고주파에서 영향을 조금 끼칠 수 있다고 합니다.
- 공심코일(Air Coil)의 보빈(지지체)으로는 아크릴이 좋은 것 같습니다. 물론 아크릴은 절단과 구멍뚫기가 어렵습니다.
기타
제가 가진 계측장비는 NanoVNA 뿐이라서, 회로를 테스트 하기 위해 다음의 케이블을 만들었습니다.
결론
- 7㎒ Trap ・・・・・・・・・・・・・・・・・・・ 2ea.
- 14㎒ Trap ・・・・・・・・・・・・・・・・・・ 2ea.
- 21㎒ Trap ・・・・・・・・・・・・・・・・・・ 2ea.
- 28㎒ Trap ・・・・・・・・・・・・・・・・・・ 2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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