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 트랩(LC Trap)을 만들자 - 2

오늘은 전산볼트(전산나사)를 자를 예정입니다

전산나사라는 것은 볼트의 대가리(!?)가 없는, 전체가 나사선으로 이루어진 제품을 말합니다. 


저는 "전산"이라고 해서 전자제품에 쓰는 나사인가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ㅠㅠ 
영어로는 Stud Bolt 또는 Full Threaded Bolt라고 한다고 합니다. 


이게 트랩 만드는 것이랑 관계 있어?

원래는 AliExpress에서 완제품을 사고 싶었습니다. 요것인데요... 


트랩과 전선을 연결하는 연결부에 이용하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너무 비싸게 달라고 하더군요. 뭐가 제일 문제였냐면, 제품을 여러개 사도 배송은 한번이잖아요. 그런데 이 놈들이 제품의 갯수 x 배송비로 가격을 받으려고 했습니다. 다시 말해  10세트 사면 배송비도 10배를 받는 것입니다.
더럽고 치사해서 직접 만들기로 했습니다. 재료를 하나씩 다 주문했는데 기본적으로 고주파가 흐르는 부분이라 가능하면 전기 전도율이 높은 것을 고르기로 했고, 그래서 신주(황동, Brass) 제품을 주문했습니다. 
(직접 작업을 해보니 이게 신의 한 수 였습니다) 


작업을 시작하자

위의 사진과 같이 직경 6mm의 전산볼트를 샀습니다. 총 길이 1m의 긴 녀석이 도착했답니다. 그래서... 


헉헉...;; 와이어 커터로 죽어라 썰었습니다. 본래는 쇠톱으로 자르거나 볼트 커터를 써야 한다고 하는데, 이것 때문에 또 공구를 살 수는 없으니 가지고 있는 와이어 커터를 썼습니다. 제가 만약 스테인리스 전산나사를 샀다면... 끔찍했을 것 같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절단면이 날카롭고 엉망이지요. 이걸 해결하기 위해 모따기 드릴비트를 샀습니다. 


전산볼트의 끝부분은 사포로 갈아주고 드릴 비트로 갈아주고... 


조금 나아졌지요? 저는 바이스(재료를 단단하게 붙잡아주는 공구)가 없기 때문에 순수하게 인력(!?)으로 붙잡고 죽어라 갈았습니다. 나중에 장갑을 보니 장갑에 구멍이 두 개나 뚫렸더군요. 여러분, 역시 작업을 할 때는 꼭 장갑을 착용하세요. 


결과물


그럭저럭 쓸만하게 바뀌었습니다. 물론 팔 정도의 상태는 아니지만 그래도 너트가 적당히 들어가더군요. 


이건 아직 스프링 와셔를 넣기 전의 상태이긴 하지만, 대충 이런 느낌입니다. 처음에 제가 사려고 했던 제품이랑 비교해 보면 대충 내부는 완성이 된 것 같지요? 이제 세라믹 애자만 도착하면 동일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걸 PVC 파이프에 구멍을 내어 삽입한 후, 엔진 가스켓 접찹제로 고정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위에는 세라믹 애자를 설치하고 아래에는 트랩 회로를 연결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번 트랩의 제작에서 가장 많은 비용이 든 부품입니다. 신주 소재의 전산볼트나 너트, 그리고 평와셔는 정말 가격이 비싸더군요. 특히 그 중에 너트는 극악의 가격을 자랑했습니다. 

최근 구리의 가격이 급등한 상황인데, 신주(황동)는 구리의 함량이 65% 정도입니다. 다시말해 연성과 전기 전도성이 증가했지만 가격이 극악으로 뛰어 오른 것이지요. 장말 두 번은 사고 싶지 않은 마음입니다. 


결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철물점을 하나 차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포에 쇠톱, 그리고 모따기 드릴비트에 커터까지... 사실 적당한 공구만 있으면 웬만한 것은 모두 만들 수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저는 아마추어 무선을 하고 싶은 것인데 자꾸 공구질을 하고 있습니다. 최대한 공구는 덜 사려고 노력중인데 어렵네요. 

뭐 공구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망가지는 것은 아니니까... 나중에 제가, 어디 교외에서 멋진 안테나를 치고 생활하게 된다면 그때 전부 요긴하게 사용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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