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연맹(KARL)에서는 떠날 생각입니다

그러고 보니 지난 달로 끝이 났습니다


그래도 매년 얼마 안되니 회비를 내고 있었는데, 이제 그만 내려고요. 

최근 그래도 생각이 날 때마다 KARL에 방문을 했었는데 방문을 하며 몇 가지 느낀 점이 있습니다. 


1. 연맹의 재정난으로 인해 올해부터 회비 인상을 한다고 합니다. 

뭐.. 돈이 없으니까 연회비를 올린다는 것이라 큰 불만은 없는데, 지금까지 회비를 모아서 운용을 잘못 한 것 같습니다. 여러번 금전 관련 사건이 자주 발생했다고 하는데 깨끗하게 해결된 적이 없었던 것 같네요. 
문제는 거의 모든 지부가 그렇다는 이야기가 들려서 좀 당황했습니다. 아무도 회원의 회비를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는 뜻이니까요. 

일단 그런 곳에 제 돈을 주고 싶지 않은 생각이고요.. 좀 충격을 받았던 부분은 "회비를 인상하니까 평생회원에게도 차액을 거두겠다"는 말이었습니다.
제가 속한 어떤 협회나 학회도 회비 인상으로 인해 평생회원에게 차액을 거둔다는 말을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없습니다. 평생회원이라는 말 자체가 "평생 낼 회비를 한번에 다 낸 사람"이라는 말인데, 거기다 차액을 거둔다니요. 아무리 돈이 없다고 해도 연맹이 개인에게 처음 약속과 다른 말을 하는 것이라 완전한 계약위반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만약 그렇게 거둘 생각이라면 예전에 냈던 평생회비를 모두 돌려준 후 원하는 사람에게 다시 가입하라고 하는 것이 맞겠지요. 

아무리 돈이 궁해도 그렇지 이건 너무... 돈의 망자처럼 느껴졌습니다. 


2. 연맹의 운영진은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원래 운영진이라는 것은 회원들의 공격의 표적이고 99가지 일을 잘 해도 하나를 못하면 욕을 먹는 것은 흔한 일상이라 그려려니 했는데, 비판이 좀 많더군요. 특히 임원진들의 판관비라고 해야 할까, 품위 유지비라고 해야 할까.. 그런 부분이 너무 큰 것 같았습니다. 전부 그쪽 비판을 하더군요. 

음. 그 돈으로 열심히 정부 관계자 만나고 로비해서 아마추어 무선사들의 이익을 극대화시켜 주는 것이라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대부분은 그냥 임원진들끼리 먹고 마시고 품위 유지하는데 쓰이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자세한 사정은 모르니 더 이상 말은 하지 않겠지만 "왠지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은 저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좀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3. 여기도 친목질이 상당히 심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애초에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 KARL은 꼰대 노인들 집합소 라는 인식이 좀 있던데, 저도 게시판의 글이나 사건 사고와 관련된 글을 보면 그런가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회원 누군가가 기존 세력 또는 영향력이 큰 사람과 뜻이 다른 말을 하는 경우, 이에 대해 공격이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습니다. 얼마나 자주 있었는지 몰라도 저에게 연락을 주시는 OM 분들은 제 개인 메일로 자신의 의견을 말씀하시더군요. 공개 게시판에 말하기 힘들다는 뜻이겠지요. 

애초에 왜? 

그냥 기분이 나쁘고 사이가 좋지 않으면 서로 무시하면 될 일 같은데, 나이 지긋한 분들이 뒷담화를 하고 권위로 억누르려 하는 것은 좀 모양 빠지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뭐 한국 사람들 대부분이 (저도 포함해서) 나이가 들면 누군가를 가르치려 드는 습성이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아마추어 무선사의 헌장 같은 것은 엿을 바꿔 먹었는지 공중에서 욕설이나 하고 뒷담화를 하고 말이죠... 

애초에 이 연맹이 "가입되어 있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런 대단한 곳도 아닌데 말입니다. 

진짜 심하게 말해서 KARL의 밴드 플랜 역시 연맹의 권고사항이지 정부의 시행령이 아니기 때문에 가볍게 씹어먹고 145.05MHz정도(FM 모드로 음성 교신만 하라고 적혀 있지요)에서 신나게 모스 부호를 두드려도 어떻게 못 한다는 것은 다 알고 있습니다. 
어쩌라고요. 불법도 아니고 정부에서 허락한 주파수 대역 안에서 놀고 있는 것인데 말이에요. 사실 연맹은 딱 이 정도 힘 밖에 없는 곳입니다. 그런데 이런 곳에서 인정받고 대장질 해봐야 뭐 좋은 것이 있다고..


4. 안타깝지만, 제가 원하는 정보가 거의 없거나, 있다고 하더라도 구하기 너무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전.... 명색이 "한국의 아마추어 무선사들을 대표하는 곳"이니, 아마추어 무선사를 꿈꾸거나 열심히 활동하는 사람들을 위해 보다 체계적이고 유익한 정보를 잘 관리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실상은 완전 반대이지요. 자료실은 검색하기 어렵고, 기초적인 아마추어 무선 관련 자료도 체계화되어 제공하는 것이 없습니다. 그나마 있는 4급, 3급 시험 교재는 교육신청을 하지 않고서는 구하지도 못하지요. 그것도 용어나 문법이 너무나 오래되어서 새로 개정해야 할 수준이고요. 요즘 느끼는 것인데 차라리 ChatGPT에게 외국 사이트나 개인 블로그 검색해서 설명해 달라고 하는 편이 백 배는 빠르고 효과적입니다. 

지금도 모르는 것 투성이고 해 보지 못한 것이 잔뜩 있는데 KARL에 속해 있다고 하더라도 충분한 정보를 얻거나 교육을 받을 수 없으니까요. 


어차피 떠나니까, 이제 신경쓰지 않으려고요. 

옛말에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난다"고 했지요. 저도 이제 떠나기로 마음 먹었으니 더 이상 아무말도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어차피 KARL이 없어진다고 하더라도 전세계에는 아직 수 많은 햄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정부에서 기존 주파수 대역을 말도 안하고 빼앗지는 못할 것입니다. 거기다 세계적으로 주파수 대역의 관심사는 점점 더 고주파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에 HF 정도는 나중에도 유효할 것이고요. 그러니 이제는 관심을 접고 저는 제 블로그나 잘 가꾸는 쪽으로 목표를 바꾸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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