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쵸크 박스 만들기

쵸크 박스 만들기

네, "제대로" 입니다

지난번 포스트에서 말씀 드렸다시피, RF 쵸크는 주파수 대역에 따라 최적 권선수와 페라이트 코어의 소재가 달라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전부 다 폐기하고 새로 만들기로 했습니다. 


이게 흔히 말하는 FT-240-31 페라이트 코어(토로이드) 입니다. 정확히는 Fair-rite사의 2631803802 코어입니다. 네, 두 제품은 같은 것입니다.  ChatGPT가 미국의 햄들의 문서를 통해 확인을 해 줬고, 네이버 카페에서 활동하시는 분께도 다시 한번 확인을 받았습니다. 이제 필요하면 언제든지 주문해서 쓸 수 있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아무튼. 생각보다 엄청나게 큽니다. 


제작 목표

  • 공통 모드 전류에 대한 충분히 큰 임피던스를 갖게 하자.
  • 케이스에 넣어 사용하자.
  • 평범한 출력으로 만든다. (고출력용 쵸크는 설계가 완전 달라짐) 

제작 전에 ChatGPT를 시켜 알아봤는데요, 내출력(얼마나 높은 출력에 견디느냐)은 사용하는 전선 또는 동축 케이블의 종류와 페라이트 코어의 적층여부에 크게 갈리는 것 같습니다. 
전선의 경우에는 내전압과 발열이 문제가 되고, 페라이트 코어는 적층을 하더라도 발열과 포화에 한계가 있다고 하네요. 


재료

  • RG-316 동축 케이블 
  • 2631803802 (FT-240-31 코어) 2개 
  • 유리섬유 테이프 
  • SO-239 2개 
  • 에폭시 판 
  • 케이블 타이 (20Cm 정도 길이)
  • 플라스틱 케이스 (하우징) : 절대 알루미늄 케이스 쓰지 말 것
  • 절연 실리콘 접착제 
  • 필요시 약간의 열수축 테이프
  • 플라스틱 볼트 / 너트 (금속 케이스 사용시)
  • 에폭시 접착제
  • 여러가지 워셔(Washer)

장비

  • 인두기
  • 줄(file) 또는 사포
  • 핸드 드릴 및 스텝 드릴 비트, 필요시 홀 쏘(hole saw)
  • 십자 드라이버
  • 기타 수공구
  • 멀티미터
  • nanoVNA H4 (다른 버전이라도 무관)
  • 공통 모드 전류 측정용 테스트 지그 또는 커넥팅 젠더(SMA, BNC, UHF, N등을 변환해주는 것) 
  • 이미 완성된 동축 케이블 하나 

제작과정

코어 만들기

가장 중요한 코어부터 만들어야 합니다. 케이스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코어에 문제가 있으면 쵸크로서의 기능을 할 수 없으니까요. 우선 2631803802 2개를 준비합니다. 코어를 2개나 준비하는 이유는 제가 임피던스 변태라서 그렇지 여러분은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특히 200W 이하의 출력을 생각하신다면 필요 없습니다. 


우선 유리섬유 테이프를 준비합니다. 일반 비닐 절연테이프보다 내열성이 높은 테이프입니다. 
이 테이프로 코어를 감아야 하는데 감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코어 두 개가 흔들리지 않게 하기 위해 
  • 코어의 눈에 보이지 않는 뾰족한 돌기가 전선을 긁거나 손상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이건 하는 분도 있고 하지 않는 분도 있고 그런 것 같습니다.
이 유리섬유 테이프를 얼마나 감아야 하는지 알아봤는데, 코어 자체를 테이프 덩어리로 만드는 것은 좋지 않다고 합니다. 다음의 이유 때문입니다. 

  • 페라이트 코어에 절연 테이프를 붙이면 조금이나마 전선이 코어에서 떨어지며 기생 용량이 증가하고 간섭이 심해진다고 합니다. 
  • 페라이트 코어 자체는 매우 높은 저항수치를 갖고 있기 때문에 노출된 전선으로 인해 코어를 통해 쇼트가 날 가능성은 그다지 많지 않다고 합니다. 
  • 절연 테이프로 페라이트 코어를 덕지덕지 붙여버리면 코어의 방열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요런 이유로.... 처음에는 하얀 덩어리를 만들었다가 도로 다 뜯어내고 새로 만들었습니다>


우선 유리섬유 테이프로 코어 두 개를 고정합니다.


권선(Winding) 방법은 위와 같습니다. 저는 RG-316 동축 케이블을 권선용으로 사용했는데요, Bifilar 권선 방식과 각각 장단점이 있다고 합니다. 

동축 케이블 권선의 장단점

  • 케이블의 임피던스인 50Ω이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하게 유지됨. (동축 케이블이니까) 
  • 선을 하나만 감아도 되니까 전선간의 간격을 충분히 줄 수 있음. (기생 용량이 덜 생김)
  • 동축 케이블을 너무 꽉 조여서 감으면 내부 절연체가 꺾이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 특히 굵은 케이블로 가면 갈수록 문제가 더 커짐.
  • 일반 전선보다 비쌈.

일반 전선으로 권선을 했을 때의 장단점 (Bifilar winding)



  • 원하는 전선에 따라 절연성(내전압 수준)을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음.
  • 작게 만들기 쉬움.
  • 차동 모드에서의 전송선 임피던스가 변화할 수 있음. 동축 케이블은 50Ω으로 확정되어 있는데, 일반 전선을 사용하는 경우 차동 모드에서 전송선의 임피던스가 50Ω으로 확정됨을 보장할 수 없음.
  • 삽입 손실과 SWR에서 선 간격에 따라 고주파 반사가 늘어날 수 있음. 
  • 동축 케이블 권선보다 권선의 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공간의 제약이 생기고 기생 용량의 발생이 더 커질 수 있음.
  • 손 기술이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간의 차이가 큼. 다시말해 재현성이 다소 떨어짐. 
  • 대칭적으로 만들기가 매우 어려움. (기술이 필요함)

이러한 이유로... 똥손(!?)인 저는 동축 케이블을 선택한 것입니다. 물론 저도 그.... 에나멜 코팅선과 테프론 튜브등을 가지고 있지만 네...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만드는 것 자체는 쉽습니다. 첫 케이블을 감은 후에 케이블 타이로 고정해 주고, 가능한한 동일한 간격으로 케이블을 감아주면 됩니다. 

주의하실 것은 권선의 수를 세는 방법인데, 권선의 수는 "토로이드 가운데를 전선이 한번 관통할 때 1 권선"입니다. 다시 말해 12번 감는다고 하면 전선이 가운데를 12번 지나갔다는 뜻입니다. 


권선의 수와 임피던스 참고사항

기본적으로 쵸크를 만들 때 쵸크의 임피던스는 이렇게 판단한다고 합니다.

  • 500Ω 정도 : 없는 것보다는 낫지만 약하다
  • 1㏀ 이상 : 최소 실용 기준에 해당함
  • 2㏀ ~ 3㏀ : 양호함
  • 5㏀ 이상 : 매우 좋음
  • 8㏀ ~ 10㏀ : 만들 수 있으면 만들어봐

기본 권선의 수와 임피던스는 JUMA Radio의 예시를 참조하면 도움이 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FT-240-31은 Fair-rite사의 2631803802이며, FT-240-43은 5943003801입니다. 전자부품 판매 사이트에서 약 10일 정도 걸리면 받으실 수 있습니다. (주문후 국내에 도착까지 일주일이 소요됩니다)


여러분이 nanoVNA가 있으시다면 상관이 없지만, 없다고 해도 다음을 시작점으로 잡으시면 큰 문제는 없습니다. 쵸크나 1:1 전류형 밸런을 만들때 일반적으로 추천하는 권선의 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 80m ~ 10m 범용 HF :        FT-240-43에 12~14턴
  • 40m ~ 10m 중점 :              FT-240-43에 8~10턴
  • 160/80/40m 저대역 중점 : FT-240-31에 12~17턴
  • 20m ~ 10m :                     FT-240-43에 6~8턴 또는 #52, #61 소재 검토
  • 50㎒ :                                #43/#52/#61 소재에 1~4턴부터 실측이 필요함

페라이트 코어에 케이블을 많이 감으면 임피던스는 올라가지만, 주파수가 올라가며 권선의 수가 감소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전선간의 기생 용량(parasitic capacitance)이 문제가 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특히 같은 HF 대역에서도 50㎒는 쥐약인데, 이쪽으로 가면 코어에 권선을 하는 것 자체가 기생용량을 급격히 증가시켜 클립-온 방식의 페라이트 코어를 쓰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저의 이번 제작 목표는 7㎒~28㎒ 대역에서 충분한 쵸크 기능을 얻기 위함이라 #31 소재를 사용한 것이고, FT-240-31 코어에 12턴을 했습니다. 물론... 저는 nanoVNA가 있으니 실측이 가능해서 다행입니다. 


코어의 적층(stacking)에 대해

일반적으로 코어를 여러개 겹쳐 사용하는 목적은 다음을 개선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니까... 권선의 수를 줄이려고 코어를 적층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할 수는 있지만 보통 그렇게 안한다고 합니다) 

  • 전력 처리량 증가 : 발열이 줄고 고출력에 유리
  • 자속 밀도 감소 : 포화 가능성 감소
  • 코어 손실 분산 : 같은 출력에서 코어 하나당 부하가 감소
  • 저주파 특성 개선 : 같은 권선 수에서 자화 인턴턴스가 증가
  • 발열 여유 증가 : FT8과 같은 장시간 송신에 유리
저 같은 경우는... 같은 권선 수에서 쵸크의 임피던스를 더 낮추기 위해 사용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성능이 좋아집니다)
하지만 꼭 기억하실 것은, 임피던스를 올리기 위해서는 권선의 수를 늘리는 것이 코어를 적층하는 것 보다 효과가 훨씬 좋습니다. 다만 주파수에 따라 기생용량이 증가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코어 테스트

nanoVNA를 준비합니다. 테스트 지그가 있으면 테스트 지그를 준비하고, 아니면 커넥터가 하나 달려있고 끝 부분은 악어 클립으로 고정한 동축 케이블을 준비하셔도 됩니다. 

일단 nanoVNA의 Short/Open/Load 캘리브레이션과 Thru 테스트를 진행합니다. Isolation 테스트는 제조사 쪽에서도 테스트를 한다고 해도 큰 차이가 없다고 하니 넘어갑니다. 

Display에서 Trace를 선택하고 전부 다 꺼 줍니다. Trace를 한번 누르면 해당 화면을 켜거나 끌 수 있고, 한번 더 누르면 그 화면을 활성화 시키는 것입니다. 그런 다음에 Trace 1의 단순 격자 화면만 띄웁니다. 

테스트가 끝나면.. Stimulus에서 Start와 Stop 주파수를 설정하신 후, S21에서 Format을 LogMag으로 설정해 줍니다. 

이제... 코어를 테스트 해야 하는데, 이렇게 연결하시면 됩니다. 

  • nanoVNA의 S11에 연결된 동축 케이블의 심선과 쉴드선을 하나로 뭉쳐 쵸크 동축 케이블의 심선과 쉴드선을 하나로 뭉친 것과 연결
  • nanoVNA의 S21에 연결된 동축 케이블의 심선과 쉴드선을 하나로 뭉쳐 쵸크 동축 케이블의 심선과 쉴드선을 하나로 뭉친 것과 연결

공통 모드 전류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심선과 쉴드선을 통해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전류를 말하기 때문에 심선과 쉴드선을 모두 묶어주는 것이라고 이해하시면 편합니다. 


오우! 생각보다 매우 대단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의심스러워서 총 2회 테스트 했습니다)
거의 수평으로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오른쪽(고주파)으로 갈수록 올라가고 있지요. 정상적인 반응입니다. 

다음을 참고하시면 편합니다.


바쁠때는 -25dB ≈ 1.7㏀, -30dB ≈ 3㏀, -40dB ≈ 3㏀ 로 기억하시면 됩니다. 

다만 그... 위에서 보이는 ㏁ 단위의 값들은 "많이 크다" 정도로 이해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테스트 지그 자체에서 발생하는 오차일 수도 있고, nanoVNA 자체의 측정한계를 넘어서는 것일 수도 있거든요. 


...그리고 Format(S21) → More → |Z| 가 있어 그걸로 봐도 됩니다. 어쨌든 제 경우에는 수치가 너무 커서 "그냥 크다!" 정도로 이해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제 테스트는 끝이 났으니 이제 케이싱을 해야 할 차례가 되었군요. 


케이스 준비

케이스는 플라스틱 케이스를 준비했습니다. 저는 원래 알루미늄 성애자라 알루미늄 케이스를 하고 싶었지만 쵸크의 경우에는 알루미늄 케이스를 사용하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제가 대충 그린 그림인데요.... 
보통 RF 커넥터의 리셉터클(PL-259 같은 것)은 겉면 전체가 쉴드선과 이어지지요. 그런데 그 겉면이 알루미늄과 만나면 전기 입장에서는 쵸크를 우회할 수 있는 우회로가 만들어집니다. 그것도 저항이 훨씨 낮은!
결국 열심히 쵸크를 만들었는데 아무 효과가 없는 상황이 되어버리니 가능하면 케이스는 절연체가 좋습니다.

물론 리셉터클 주위에 절연체를 끼워서 알루미늄 케이스를 사용할 수도 있기는 하지만, 거기에 들어가는 노력을 생각하면 "굳이!?"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그냥 쿨하게 플라스틱 케이스를 쓰는 것이 편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쵸크의 강력한 발열이 걱정되신다면 좀 더 많은 재료를 사용해서 알루미늄으로 만드실 수는 있습니다. 화이팅! 

그래서 저는 케이스로 Coms의 BF204 인클로져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케이스에 위치를 정해, 리셉터클을 끼울 구멍을 팝니다. 
네, 언제나 정 가운데에 뚫으시면 됩니다. 다른 곳에 뚫.....을 수가 없어요. ㅠㅠ 
구멍 크기는 직경 12~16mm가 되면 됩니다. 


<실컷 잘난척 설명했다가 상황이 꼬여서 알루미늄 케이스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다시 알루미늄 케이스로 준비했습니다...
다른 이유가 아니라.... 제가 알루미늄 케이스에 실수를 했습니다. 위 아래 부분에 리셉터클 구멍을 다 뚫어 버렸거든요. 위 아래에 모두 리셉터클 구멍을 뚫어 버렸으니 쵸크박스가 되었습니다. 어쩔 수 없지요. 극한의 절연을 시도해서 만들겠습니다. 


우선 케이스와 SO-239 사이의 절연이 필요한 쪽은 18mm 구멍을 내어 커넥터의 외피와 케이스가 직접 닿지 않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실리콘 시트.


나사와 커넥터가 들어갈 수 있는 구멍을 만들어 준 후, SO-239를 케이스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삽입했습니다. 이후 플라스틱 볼트와 너트를 이용해 완전히 절연과 고정을 했고요. 


여기까지 제작 후, 반드시 멀티미터로 저항값을 측정해야 합니다. 


네, 무한대로 나오는 것을 보니 확실히 절연이 된 것 같습니다. 
저는 이걸로도 모자라 케이스와 SO-239 커넥터 헤드 사이의 공간을 RTV 실리콘으로 추가절연을 했습니다. 물론 절연 + 방수 목적이긴 하지만요. 


SO-239의 외피와 동축 케이블의 편조선은 금속 너트와 워셔를 쓰면 얼마든지 연결할 수 있습니다. 


완성입니다! 


후기

플라스틱 케이스 쓰세요. 그게 훨씬 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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