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밸런(BalUn)이라고 부르는가
별 생각없이 들을 때는 몰랐는데...
궁금하지 않나요? 저는 밸런의 기능을 이해한 이후 조금 궁금했습니다.
밸런이라는 말은 Unbalanced를 Balanced로 바꾸기 때문에 Un과 Bal을 붙여 BalUn(밸런)이라고 하는 것이니까요.
동축 케이블은 불평형(불균형) 케이블입니다
우선 이 이야기부터 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동축 케이블은 이렇게 생겼지요. 그런데 보통 동축 케이블을 이야기 할 때 불평형(Unbalanced)하다고 설명합니다. 그건 어째서일까요?
겉으로 보면 동축 케이블은 원형이고 축대칭입니다. 그래서 "모양은 대칭"이라고 볼 수 있지만, RF에서 평형/불평형이라고 말하는 것은 형태상의 문제가 아니라 두 도체가 주변 환경, 접지, 장비 섀시에 대해 같은 조건에 놓여 있는가를 말한다고 합니다.
동축 케이블의 연결 상태를 생각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중심 도체 : 신호선 (신호가 안테나로 나가는 선)
- 쉴드선 : 신호의 귀환선 + 차폐선 + 기준전위(접지와 연결되어 있으니까)
이번에는 동축 케이블과 달리, 예전에 많이 쓰였던 래더 라인(사다리선)을 보겠습니다. 다음과 같이 생겼습니다.
요 녀석의 경우에는 RF 신호가 다음과 같이 걸립니다.
- 한쪽 도체 : +V/2
- 다른 도체 : -V/2
즉 케이블의 두 도체가 접지에 대해 대칭적으로 움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래더 라인은 평형 케이블(balanced cable)이라고 부릅니다.
반면에 동축 케이블은 상황이 다릅니다.
- 동축 심선 : V
- 동축의 쉴드선 : 0V 또는 기준 전위 (접지에 연결되어 있으니까)
신호 전류의 입장에서 보면 동축 케이블의 중심도체를 통해 +I 가 흐르고, 쉴드선의 안쪽면을 통해 -I 가 흐르니 평형케이블처럼 보이지만, 아까 굵은 글씨로 설명드렸다시피 동축 케이블의 심선과 쉴드선은 외부세계에 대해 전기적으로 같은 조건에 놓이지 않았기 때문에 불평형 하다고 보는 것입니다. +V / -V가 아니라 +V / 0V이니까요.
이해가 되셨나요?
밸런(Balun)이 하는 일
밸런이 하는 일은 간단합니다. 불평형 상태를 평형 상태로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평형 상태로 만들어 주는 것은 무엇일까요? 단순히 밸런에는 안테나의 양쪽 팔을 연결하기 위한 전극이 두 개 있으니까 평형한 것일까요?
다시 동축 케이블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 동축 케이블의 심선
- 동축 케이블 쉴드선의 안쪽면
- 동축 케이블 쉴드선의 바깥면
이것 기억하시나요? RF는 표피효과(skin effect)로 인해 전류가 도체의 내부를 통해 흐르질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하나의 도체인데도 쉴드선의 안쪽과 바깥쪽이 따로 놀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걸 다시 설명하면...
- 동축 케이블의 심선 : +I 의 신호전류
- 동축 케이블 쉴드선의 안쪽면 : -I 의 신호전류
- 동축 케이블 쉴드선의 바깥면 : I⍺
이런 식이 됩니다. 그리고 제가 I⍺ 라고 표시한 곳을 통해 일반적으로 공통 모드 전류가 흐르게 됩니다.
공통 모드 전류는 여러가지 원인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데, 가장 대표적으로 안테나의 비대칭성이 원인이 된다고 합니다. 우리는 다이폴 안테나를 만들며 최대한 동일한 길이의 전선을 두개 만들려고 하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 그렇게 되던가요? 미묘하게 다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안테나가 놓인 환경도 원인이 됩니다. 안테나의 한쪽 끝은 금속 도체와 가까이 있고 반대쪽은 공기중에 놓여 있다거나, 근처에 나무가 있다거나 하는 이유로 인해 미묘하게 대칭성이 망가지게 됩니다.
아무튼 이러한 비대칭성, 기준 전위의 미묘한 차이, 환경의 영향 등으로 인해 동축 케이블 쉴드선의 바깥면이 제 3의 전선으로 동작해 의도치 않은 신호 전류의 귀환 경로가 형성되는 것을 공통 모드 전류라고 말합니다.
그럼 밸런의 내부를 보겠습니다.
밸런의 내부에는 쵸크가 있습니다. 다른 것은 아무것도 없지요. 그리고 쵸크의 역할은 위와 같이 차동 모드 전류는 통과시키고 공통 모드 전류는 차단하는데에 있습니다.
이것이 밸런을 밸런(Balanced-Unbalanced)이라고 부르는 핵심입니다. 쵸크는 다음과 같은 일을 하니까요.
- 심선의 +I : 통과시킴
- 쉴드선의 -I : 통과시킴
- 쉴드선 바깥면의 I⍺ : 막아버림
+I 와 -I 는 서로 대칭이 되기 때문(차동 모드 전류)에 통과가 가능하지만 I⍺ 는 통과를 못 합니다.
결국 밸런의 쵸크를 통과하는 신호 전류는 얄짤없이 +I 와 -I 로 강제당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것은 가장 위에서 말씀드렸던 전기적 평형상태이지요. 이것이 밸런이 밸런인 이유입니다.
여기까지 이해 되셨는지요?
결국 밸런은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습니다.
밸런은 공통 모드 전류를 차단해 균형 전류 조건을 강제하는 장치이다.
어떤 면에서 본다면 1:1 전류형 밸런은, 그냥 안테나에 연결할 수 있는 단자가 두 개 있는 쵸크일 뿐입니다. 네, 구조적으로도 RF 쵸크와 동일합니다. 그래서 경우에 따라서는 밸런 내부의 쵸크가 충분한 힘을 내지 못할 때, 추가로 밸런 하단에 쵸크를 달아줄 수도 있습니다. 쵸크를 직렬로 연결해 두는 것이지요.
뭐 그런 이야기였습니다.
도움이 되셨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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