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신에 이퀄라이저 사용하기
노이즈와의 전쟁 종결편에 가깝네요
이제는 지역을 옮기는 것 말고 달리 할 방법이 없으니까요. ㅎ
노이즈를 상당히 줄여서 교신을 하고 있지만 마지막 수단으로 실제 제가 듣는 수신음에서 노이즈를 제거하는 방법에 대해 머리를 굴려 봤습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안테나로 신호가 들어오면 제 무전기는 대충 이런 방식으로 신호를 필터링합니다.
BPF는... 요즘은 떼어 두었으니 실제로는 IF-DSP 가 전부 해결하는 것이네요;;;
언제나 가장 좋은 것은 안테나를 통해 들어오는 신호가 무전기로 들어오기 전에 최대한 SNR을 높이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무전기라고 하더라도 SNR이 낮은 데이터에서 신호만 완벽하게 추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니까요. 그걸 위해 지금까지 안테나 위치를 조정하고, 카운터포이즈를 조정하고, 초크를 설치했던 것입니다.
아무튼 무전기 앞 단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모두 했기 때문에 이제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1) 무전기 자체의 노이즈 제거 능력을 높이거나 아니면 2) 무전기 이후의 부분에서 노이즈를 해결하는 것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 무전기를 새로 살 생각은 없으니까 2) 번이 남은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제가 가진 무전기는 전부 SDR이라 DSP 기능을 통해 노이즈를 제거합니다. 그러니 몇 가지 기능이 더 들어가면 - 이퀄라이저 기능 - 더 해결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기능은 켄우드의 TS-990S 정도만 있을 것 같고 Icom 무전기에는 없더라고요.
그래서 직접 이퀄라이저를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그림이 가로로 길어졌지요?
믹서, 이퀄라이저, 앰프가 추가되어 그렇습니다. 각각 장비의 목적은 다음과 같습니다.
- 오디오 믹서 : 제가 IC-7300과 IC-9700을 사용하고 있는데, 두 무전기에서 나오는 소리를 동시에 듣고 싶어서요. 믹서라는 기계 자체가 여러 음원에서 나오는 소리를 하나로 섞어주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냥 Y 커넥터를 쓰면 절대 안된다고 합니다.
- 이퀄라이저 : 사실 이 장비가 노이즈 억제의 핵심입니다. 소리의 주파수별 크기를 높이거나 줄일 수 있어서 노이즈가 많은 구간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 앰프 : 꼭 필요하지는 않은데, 어쩌다보니 샀습니다. 견물생심이지요.
- 헤드폰 : 의외로 매우 중요한 노이즈 억제기입니다. 귀를 통째로 감싸는 헤드폰은 주위에서 들어오는 잡음을 막아주기 때문에 명료도가 많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사용해 보시면 다른 장비가 없어도 스피커로 들었을 때와는 다른 명료도를 느낄 수 있답니다.
장비 구입
먼저 믹서로는 베링거(Beringer)의 Xenyx-506S 라는 장비입니다. 저는 믹서를 처음 사 봐서 뭔가 놉이 많이 달려있고 구멍이 잔뜩 있어 구입 후에 좀 쫄았습니다.
이퀄라이저는 같은 베링거의 FBQ-800 V2 라는 제품입니다. 처음부터 스피커가 아니라 헤드폰용 이퀄라이저를 선택했는데, 이놈의 오디오 장비들은 조작할 것이 너무 많아서 무섭네요.
마지막으로 앰프입니다. 그냥 진공관 달려 있는 것이 신기해서 산 것이라고 할까? 진짜 필요 없을 것 같은데... 아무튼 샀습니다. MT-602 라는 중국 회사의 진공관 앰프인데, 헤드폰용으로 좋다는 칭찬이 있더군요. 네... 아무튼 충동구매입니다. ㅠㅠ
문제는 앰프와의 출력 조절 때문에 12㏈ 인라인 감쇠기(attenuator)까지 달아야 했다는 것입니다. 정말 충동구매는 해악입니다. 해악!!
으으음... 무슨 불국사 석탑도 아니고 이게 뭔지;;; 크고 무겁고 지저분하고.... 기분이 나빠졌습니다. ㅠㅠ
후기
의외로 효과는 좋습니다. 이퀄라이저에서 250Hz 이하의 저역 소리를 낮춰버리니 노이즈 자체가 줄어들지는 않지만 노이즈의 음량이 감소해서 상대적으로 신호(상대국의 목소리)의 명료도가 증가하더군요.
그러니까... 주위 배경음은 감소하고 상대방 목소리만 또렷하게 들리는 느낌?
아무튼 만족합니다.
만약 무전기 자체에 이퀄라이저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면 이런 난리법석을 떨지 않아도 되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요즘 나오는 SDR 무전기들은 소프트웨어적으로 이퀄라이저 기능을 추가해주기만 하면 되니까요. 그런데 해 주질 않네요. 교신 중에 어떤 무선국이 IC-7300, IC-9700에는 이퀄라이저 기능이 있다고 하셔서 열심히 찾아 봤는데 그런 것은 없었습니다. 그나마 있는 것이 TBW 라고 송수신 주파수 대역을 조절하는 것과 저음, 고음의 강도를 높이거나 낮추는 기능 정도가 전부더군요. 이걸 "이퀄라이저 기능"이라고 광고했다면 아이콤이 나쁜 놈들입니다.
언젠가 미래에는 이퀄라이저 기능이 있는 무전기도 나올 것 같기는 하지만, 무전기 자체의 수명이 수 십년에 달한다고 하니, 저는 다시 살 일이 없을 것 같습니다. 무전기에 그 돈 투자할 바에는 한적한 곳에 땅을 사서 거대한 안테나를 설치하는 것이 100배는 더 맑은 신호로 교신할 수 있으니까요.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런 거창한 장비 구입하지 않으셔도 헤드폰은 장만하시길 추천 드립니다. 헤드폰 하나만 있어도 확실히 명료도가 올라가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스피커로 듣는 것이랑 정말 차이가 납니다. 비싼 것도 필요 없습니다. 어차피 우리가 교신할 때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은 아무리 넓어봐야 20KHz 수준이라 비싼 음악감상용 헤드폰은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
고르실때 두 가지만 신경쓰시면 됩니다. 1) 오래 써도 불편하지 않을 것 2) 귀를 완전히 감쌀 것.
이게 구입 기준입니다.







댓글
댓글 쓰기